슬프지도 않아요. 기쁘지도 않아요. 그냥 아무것도 없어요.
좋아하던 것들이 좋지 않아요. 보고 싶던 사람이 보고 싶지 않아요. 뭔가를 해야 한다는 걸 아는데 하고 싶다는 감각이 없어요.
이게 편한 건지, 문제인 건지 모르겠어요.
감정 무감각이란
감정 무감각은 감정이 없는 게 아니에요. 감정이 너무 많이 쌓여서 더 이상 처리할 수 없을 때, 뇌가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감각을 차단하는 거예요.
번아웃의 끝 단계에 오는 경우가 많고, 오랫동안 감정을 억누른 결과로 나타나기도 해요. 그리고 스트레스가 너무 오래 지속됐을 때도 와요.
왜 이게 더 힘든가
감정이 있을 때는 힘들어도 "나 지금 힘들구나"를 알 수 있어요. 근데 무감각 상태에서는 내가 힘든 건지조차 잘 몰라요.
주변에서 "왜 저래?"라고 하는데 본인은 이유를 설명할 수 없어요. 그게 더 외로운 상태예요.
아주 작은 것부터
무감각 상태에서는 큰 변화를 주려고 하면 오히려 역효과예요. 그냥 아주 작고 감각적인 것부터 시작해요.
따뜻한 물 한 잔. 좋아했던 노래 한 곡. 오래 안 갔던 카페에 가보기. 크게 뭔가를 느끼려는 게 아니라, 아주 작은 감각 하나를 의도적으로 경험하는 거예요.
몸을 쓰는 것도 도움이 돼요. 산책, 스트레칭, 찬물 세수. 감정이 막혔을 때 몸을 통해 먼저 풀리는 경우가 있어요.
억지로 느끼려 하지 않아도 돼요
무감각 상태에서 "나 왜 이래, 뭔가 느껴봐야지"라고 강요하면 더 안 돼요. 그냥 지금 이 상태를 인정하는 거예요. "지금 나 좀 무감각하구나. 그럴 수 있어."
감각이 돌아오는 데는 시간이 걸려요. 억지로 당길 수 없어요. 다만 몸을 돌보고, 작은 것들을 경험하고,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지 않으면 조금씩 돌아와요.
느끼지 못하는 것도, 느낌이에요.